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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熏永久的浅笑第 3 页

作者:沈熏    文章来历:本站原创    更新时刻:2017-7-3


세사람은 건너방으로 들어갔다. 오랫동안 콩밥을 먹다가 나온 사람을 찬 없는 밥을 먹일 수도 없는데, 아내가 또 뾰 루퉁해진 눈치를 보고 병식은 손수 설렁탕을 받아 가지고 들어왔다. 계숙은

『조섭이나 잘 허세요, 내일 또 오겠어요.』

하고 일어서는 것을 간신히 붙들어 앉히고 세사람이 겸상 을 하였다.

『얼굴은 과히 상하지 않었네만 아직 얼떨떨헐걸.』

『햇빛에 눈이 부신데다가 별안간에 시끄러워서』

『아뭏든 경험은 잘 했네, 우리가 아니면 그런데 구경이나 하겠나!』

『인간세상을 알랴면 감옥생활이 제일인데. 두말할 것 없 이 감옥은 인생생활의 축도(縮圖)야. 난 겨우 유치원 졸업두 못허구 나왔네만, 한 삼년 복역이나 허면 소득이 상당히 많 겠든걸.』

『그렇구 말구요. 삼년은커녕 일년만 독방에 갇혔으면 아 주 철학자가 돼 나오겠어요.』

이번에는 계숙이가 공기에 밥을 담아 수영의 앞에다 놓으 면서 말 참여를 하였다.

『그래도 나오시니까 언제 이런 세상에 살었던가 싶지 요.』

하고 설렁탕을 마시느라고 구슬땀이 숭숭 내어밴 수영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뭘요, 그저 좁은데 있다가 좀 넓은데로 나왔을 뿐이지 요.』하고 수영은 쓸쓸히 웃었다.

『난 그렇게 쉽게 나오려니 생각도 안했지만, 나올 때는 어찌나 섭섭한지 도로 들어가구 싶드군요.』

『섭섭한 것만이 아니야요. 저만 먼저 나온게 큰 죄나진 것 같아요.』

수영은 물러 앉으며 소매로 얼굴의 땀을 씻었다. 머리를 모으고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한두가닥 나풀거리는 계숙의 앞머리털이 몇번이나 수영의 이마를 간지렀다. 병식도 상을 물리면서

『난 아직 큰집엔 못가 봐서 얘기 참례를 헐 자격이 없네 만……』하고 손가락을 꼽더니

『동경서 네 번, 부산서 사흘, 서울서 두 번이로군. 유치장 밥맛이야 나만큼 알겠나!』

하고 한편 입모습만 끌어올리며 웃는다.

세 사람은 그동안 세상의 변동과 동지들의 소식을 묻고 들 려주고 하느라고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다. 그러나 신통한 소식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요새는 서울바닥이 폭풍우가 지나간 바다와 같이 잔잔해져서 이야기할 만한 거리도 없거 니와 그일에 관계했던 사람들은 밥벌이 구멍을 찾느라고 눈 이 벌개서 다닌다는 것과, 수영의 친구 가운데 가장 열렬하 게 날뛰던 사람들도 혹은 군청 고원이 되고 혹은 면기수로 취직을 하였다는 찐덥지 않는 소식 뿐이었다.

수영은 감옥에서 둘러메고 나온 옷보퉁이로 훔척훔척 하면 서

『자 인젠 목간이나 허구 머리나 좀 깎아야지, 온 터분해 서……』

하고는 세숫수건과 잇솔을 꺼내어 들었다. 그수건은 한번 도 쓰지 않은, 분홍실로 C자를 수놓은 것이었다. 계숙은 수 영의 손을 유심히 내려다 보았다. 그것은 제가 차입해 주었 던 물건임에 틀림없다. 병식은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서 담 배를 피우며 두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고 싱글싱글 웃더니

『그동안에 자네가 유명해진 걸 좀 보려나!』

하고 책상 설합에서 묵은 신문 한 장을 꺼내어 놓았다. 수 영은 눈이 동그래지지 않을 수 없었다.

계숙은 병식을 곁눈으로 살짝 흘겨보면서,

『아이 오빠두 그걸 뭐라구 입때 뒀다가 내노서요!』

하고 그 눈을 옮겨서 수영을 힐끔 치어다 본다.

그 신문에는 수영의 사진과 계숙의 사진이 커다랗게 났다.

그리고 이 두사람이 인물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비춘 기사까 지 실린 것이었다.

『아주 여불 없는 신랑 신부지!』

병식은 껄껄 웃어젖혔다. 계숙의 얼굴은 수영에게 손을 잡 혔을 때보다도 더 빨개져서 석류꽃처럼 피었다.

세 사람은 함께 큰길로 나갔다. 목욕탕 앞에서 계숙과 작 별하고 둘이서 목욕을 하러 들어갔다.

시간이 일러서 목욕탕 속에는 새로 끓인 깨끗한 물은 연기 같은 김이 서리어서 찰찰 넘쳐 흐른다. 수영은 목간 탕으로 안간힘을 쓰며 들어갔다. 조금 있으니까 온 겨우내 얼어서 오그라들고 옥죄었던 혈관과 신경줄이 가닥가닥 풀리고 세 포까지 따끈한 물속으로 녹아드는 것 같았다. 욕탕 속에서 나오자 어찔하면서도 나른한 피곤이 전신을 흘렀다.

병식은 수영의 등을 밀어주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를 하던 끝에 수영에게 꼭 들어보라는 것도 아닌 것처럼 계 숙의 신변에 대한 걱정을 하였다.

『난 요새 계숙이 때문에 큰 걱정일세.』

『왜?』

비누칠을 하얗게 한 수영의 얼굴이 돌려다본다.

『자네두 알다시피 계숙은 용준군이 살았을 때부터 나를 오빠 오빠허구 딸었구, 나 역시 오늘날까지 친누이처럼 알 구 지내지만 감옥에 댕겨 나온 뒤로는 당최 맘을 잡지 못허 구 돌아다니니 큰 걱정일세.』

『당분간 시골집에 내려가 있을게지 아무 수입도 없이 서 울서 어떻게 배기누?』

수영은, 속으로는 슬그머니 계숙의 일이 궁금하건만 빗대 어 놓고 묻듯 한다.

『아니야. 시골집엔 못가 있을 사정이 있어. 저의 아버지는 밥을 굶지 않지만 계숙이는 어려서 친어머니를 잃어서 부모 의 정을 모르는 데다가 모발이 허연 아버지가 기생첩을 데 리고 산대. 그래서 그 계모두 아니요, 서모두 아닌 여편네 밑에서 눈칫밥을 먹기가 싫어서 죽어라구 시골집엔 아니 내 려가는 모양이야.』

병식은 여러달 견디기 어려운 고생을 하고 나와서도 여전 히 거무스름한 근육이 울퉁불퉁한 수영의 건강한 몸을 부러 워하면서, 희고 가냘픈 저의 팔과 다리를 북북 문지른다.

『그럼 계숙씨는 아주 무남독년가?』

수영은 될 수 있는 대로 화제가 다른 데로 달리지 않도록 경계를 하면서 뒤미처 물었다.

『첩한테 소생은 있다는데 아직 대면도 못했대.』

『그래두 아버지는 딸 하나를 아주 모른 체하진 않겠지?』

『응, 노인은 두어달에 한번쯤은 상을 보러 올라오는데 같 이 내려가재두 세상 말을 들어야지.』

『과년한 계집애가 서울 바닥에서 굴러다니면 사람버린다 구, 암만 달래구 꾸짖구 해두, 딸 하나안나신 셈만 치세요 하고는 뻗딩기니, 송아지가 아닌 담에야 목을 매어 끌겠 나?』

『계숙이는 여간 고집이 세질 않거든.』

『여자두 고집이 있어야지, 서울 계집애들처럼 희뚝희뚝 해서야 쓰겠나.』

『그래두 계숙이는 너무 만만하지 않어. 저의 아버지는 올 러만 오면 꼭 나를 찾어와서 사정사정을 하다가 나중엔 날 더러 친부형 대신으로 감독을 잘 하다가 신랑감까지라도 골 라 달라구 신신부탁을 하구 내려가지만…… 내 코가 석자나 빠진 사람이 남의 일까지 참견할 겨를이 있어야지.』

수영은 물을 퍼서 어깨 위에 끼얹고 나서

『그럼 요새 지내기두 어렵겠네 그려?』

『벌써 두달째 동전 한푼 아니 부친대, 저의 아버지두 인 제는 격이 난 눈치야. 어느 부몬들 무작정하구 돈을 올려 보내겠나.』

『우리 아버지하구 한가지로군, 우리 집에선 보낼려야 보 낼 돈두 없지만……』

『생활문제도 문제지만 계숙이와 다른 방면의 생활이 걱정 일세. 그애가 감옥엘 다녀나온 뒤에는 무슨 명사나 된것처 럼 학생퇴물은 말할 것도 없구 나중엔 소위 신사축까지 뒤 를 내서 그애 사숙엘 무상시로 출입 한다니 이 말썽많은 사 회서 소문이 사납지 않겠나. 그자들이 다 계숙이한테 무슨 볼 일이 있어서 다니겠나? 다 거의 청부업잘세. 어느 놈헌 테 낟찰(落札)이 될는지 모르지만……』

하고 병석은 수건질을 하면서 억지로 껄껄 웃는다.

『자네두 웃는 소린 여전허이그려.』

하고 수영이도 따라 웃었다.

계숙의 이야기는 목욕간에서 나와서 옷을 입을 때까지 두 사람 사이에 계속되었다. 수영은 어쩐지 계숙의 일이 남의 일 같지가 안했다. 단둘이만 만나서 조용히 이야기할 기회 가 있었으면 하였다.

『자 그럼 오늘은 실컨 잠이나 자게. 일찍 다녀나옴세.』

병식은 수건과 비누를 수영에게 맡기고 그길로 신문사로 향하였다.

수영은 병식의 집 건너방으로 돌아와서 네활개를 벌리고 누워서, 시골집 생각과 저의 장래며 게다가 계숙의 일까지 생각하느라고 피곤한 머릿속이 또다시 무거운 근심에 짓눌 리는 것이었다.

그뒤로 수영과 계숙은 병식의 집에서 종종 만났다. 수영은 임시로 병식의 집 건너방에 묵고 있었기 때문이다. 병식이 가 신문사에서 늦게 나오는 날이면 단둘이 마주 앉아서 이 야기할 기회도 있었다. 이야기를 한 대도 수영은 원체 입이 무겁고 말 수효가 적은 사람이라, 잣달은 사정이나 제의견 을 길게 늘어놓는 법이 없지만, 계숙은 수영이와 나날이 친 해질수록 제 생각이나 지내는 형편을 아무 가림새 없이 양 념을 쳐가며 이야기하였다. 얼마 전에는 급한 볼 일이나 있 는 듯이 찾아와서

『제가 취직운동을 한다는건 병식 오빠한테 들으셨겠지만 利백화점에서 오라는 통지가 왔어요. 그래 가보았더니 내일 부터라도 와서 견습을 하라니 어쩌면 좋을까요? 처음엔 십 오원 밖에 못주겠다구요. 그렇지만 밥값은 버는 셈이 아니 야요?』

수영은 손톱 여물을 썰고 앉았다가

『글쎄요. 여자두 직업을 갖는건 물론 좋은 일이지만 객지 에서 한달에 십오원을 가지구서 생활을 해나갈는지도 의문 인걸요.』

하는 대답이 시원하지 않으니까

『그럼 어떻게요. 집에선 돈 한푼 안보내주지요. 그러니 학 교엔 댕길 수도 없지만 가고 싶은 학교나 어디 있어요. 시 골 내려가 있자니 이해없는 사람들허구 그 궁벽한데서 귀양 살이가 아닌 담에야 갑갑해서 어떻게 견디겠어요』

계숙은 한숨을 짤막하게 내쉬고 나서

『뭐 옛날부텀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살랬다는데 생활전 선(日子戰線)에 나서는 것이 천하거나 창피하게 여기는 건 수영씨 부텀두 봉건사상(封建思想)에서 벗어나지 못하신 생 각이 아니서요?』

도리어 둘러 씌우듯 하면서 예기지름을 한다. 그러나 수영 은 어쩐지 계숙이를 그런 번잡한 곳에 상품처럼 내어놓기가 싫었다. 사정 여하를 불구하고 계숙이가 그런데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다시는 자주 만날수도 없겠고, 저와는 차차로 거리가 멀어질 것만 같았다. 수영은 백화점 양품부나 화장 품 파는 진열장 앞으로 계숙의 얼굴을 기웃거리며 어슬렁어 슬렁 돌아다니는 히야까시군을 눈앞에 상상해 보았다. 동시 에 그런 자들에게 일종의 질투까지 느꼈다.

『암만 생각해 봐두 재미적은걸요. 나 역시 서울서 부비대 야 무슨 끝장이든지 날상 싶어서 시골서 내려오라는 재촉이 성화 같어두 목에 넘어가지 않는 병식군의 밥을 얻어먹고 있지만, 여자는 남자와도 달러서……』

하고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나 계숙이가

『그러면 어떻게요?』

하고 대어드는데는 무어라고 대답할 말이 없고 또는 억지 로 우겨댈 권리가 저에게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기 때문 에 표면으로 모지게 반대는 할 수 없었다.

그날은 병식도 기다리지 않고 일어서면서 계숙은 애처로운 이별이나 하는 것처럼 옷고름을 매무작거리더니 그 매력있 는 곁눈으로 수영을 내려다보고

『인제부텀 물건을 사시려거던 나한테루 오세요. 특별히 와리비끼해 드릴께요.』

하고 입을 뾰족하게 오므리며 「요」자를 길게 뽑고 나서 는 구두 단추를 끼울 사이도 없이 총총하게 돌아갔다. 작별 한지 사흘만에

『…아무리 곰곰 생각해보아도 별 도리가 없어서 오늘 아 침부터……백화점에 출근했습니다. 수영씨는 저의 사정을 동정하시는 터이니까 잘 양해해 주실 줄 믿습니다.

저 있는 집으로 한번 꼭 놀러 오세요. 병식 오빠에게는 인 제는 아니 가겠어요.』

이런 내용의 편지가 조그만 자회색 봉투에 담겨왔다. 그리 고 끝에는 「어느 미스?걸에게서」라고 씌어 있었다.

그 뒤로 수영에게는 몹시도 우울한 날이 계속되었다. 빵문 제를 해결하려는 고민도 형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두달 뒤에 신문배달부가 되었다. 직업을 얻으려고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그것은 다음달 이야기할 기회가 있거니와 그나마 도 병식을 졸라서 간신히 한자리로 비비고 들어간 것이었 다.

그는 신문배달부가 되던 며칠 뒤부터 계숙이가 사숙하고 있는 집에 신문 한 장씩을 몰래 넣어 주었다. 그래서 오늘 날까지 꾸준히 계속해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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韩国诗人兼导演沈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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